
《아바타: 불과 재》 개봉을 앞두고 예매율 76%라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지난 《아바타: 물의 길》이 나온 지 벌써 3년이나 지났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고, 그동안 스토리를 거의 잊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배경을 다시 정리해 보았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제부족과 인간의 동맹 관계, 그리고 스파이더라는 캐릭터의 변화가 핵심 변수가 될 것 같아 주요 설정들을 먼저 짚어보려 합니다.
판도라를 둘러싼 인간의 욕망과 나비족의 갈등
지구로부터 4.37광년 떨어진 판도라 행성은 인류가 새로운 터전으로 삼으려는 곳입니다. 여기서 광년이란 빛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를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현재 기술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먼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는 뜻입니다. 이 행성에는 '언옵타늄(Unobtanium)'이라는 희귀 광물이 존재하며, 더 중요한 것은 툴쿤이라는 거대 생명체의 뇌에서 나오는 '암리타'라는 물질입니다.
암리타는 인간의 노화를 완전히 정지시키는 기적의 액체로 알려져 있고, 작은 병 하나가 무려 1천억 원 이상에 거래된다고 합니다. 불로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 설정을 처음 접했을 때 단순한 자원 전쟁이 아니라 생명 연장이라는 인류의 본능적 욕구가 갈등의 핵심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툴쿤은 고도의 지능을 가진 거대 해양 생물인데, 과거 동족 간의 비극적인 전쟁 이후 '툴쿤의 길'이라는 엄격한 불살생 원칙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공격을 받아도 반격하지 않고 도망만 치는 특성을 가지고 있죠. 인간들은 이를 악용해 대규모 사냥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런 설정이 현실의 포경 문제를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탐욕의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치로 느껴졌습니다.
제이크 설리는 원래 인간이었지만 나비족 아바타로 전환한 후 판도라에 정착했고, 네이티리와 결혼해 세 자녀를 두었습니다. 장남 네테이암은 지난 작품에서 전사했고, 차남 로악, 장녀 키리, 막내딸 투크가 있습니다. 특히 키리는 그레이스 박사의 아바타에서 태어난 신비한 존재로, 손가락이 다섯 개이고 초자연적인 능력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쿼리치 대령의 친아들인 스파이더까지 사실상 가족처럼 키우고 있지만, 네이티리는 여전히 그를 경계하고 있죠.
제부족과 인류의 동맹, 그리고 스파이더의 변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제부족과 인류의 동맹입니다. 제부족은 나비족 중에서도 가장 사악하다고 알려진 부족으로, 과거 화산 폭발로 인한 재앙을 겪은 후 신에게 버림받았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버림받았다'는 표현은 나비족이 숭배하는 자연의 신 에이와(Eywa)가 그들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 결과 이들은 모든 것을 불태우겠다는 극단적인 목표를 가지게 되었죠.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쿼리치 대령이 제부족과 같은 페인트를 얼굴에 칠하고 인간의 무기를 들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가 이 장면을 보면서 느낀 점은 단순한 적대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이익을 위한 전략적 동맹이라는 것입니다. 인류는 판도라 정복을 위해, 제부족은 복수를 위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나비족 내부에서도 분열이 생겼다는 설정이 이번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욱 높일 것 같습니다.
스파이더는 이번 작품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예고편에서 그는 산소 마스크 없이도 판도라에서 숨을 쉬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는 에이와의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간이 판도라에서 자연스럽게 숨을 쉴 수 있다면 이는 나비족에게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스파이더가 인간과 나비족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더불어 그에게 나비족의 핵심 기관인 '큐(Queue)'가 생긴 것도 확인되는데, 이는 그가 나비족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또한 예고편에서는 네이티리가 어깨에 화살을 맞은 장면, 제이크가 인류의 기지로 끌려가는 장면, 로악이 제부족의 소굴로 자진해서 들어가는 장면 등이 등장합니다. 일반적으로 영화 예고편은 주요 갈등만 보여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작품은 예고편에서 보여준 것보다 훨씬 더 큰 스케일의 장면들이 본편에서 펼쳐지곤 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실사 촬영과 기술력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AI를 단 1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AI란 인공지능 기반의 영상 합성 기술을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컴퓨터가 자동으로 만든 장면이 아니라 배우들이 모션 캡처를 통해 직접 연기한 장면만 사용했다는 뜻입니다. 스태프 3,500명이 3년간 작업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완성도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특히 지난 《물의 길》에서는 34만 리터의 물을 쏟아부은 실제 물 탱크 세트를 제작했고, 모든 수중 장면을 실제로 촬영했습니다. 심지어 산소통의 기포가 촬영을 방해하자 주연 배우들이 산소통 없이 잠수하는 훈련을 받았고, 케이트 윈슬렛은 7분 14초 동안 숨을 참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죠. 이런 실사 촬영에 대한 집념이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작품의 핵심 볼거리 중 하나는 '윈드 트레이더스'라는 유목 부족이 사용하는 '익소이드'입니다. 익소이드는 거대한 공중 해파리 형태의 생명체로, 몸속이 수소 가스로 가득 차 있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합니다. 예고편에서 이 생명체에 불화살이 꽂히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제가 이 장면을 보면서 느낀 점은 단순한 전투 장면이 아니라 생태계 자체가 전쟁의 무기로 변할 수 있다는 설정이 흥미롭다는 것입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타이타닉》과 《아바타》 시리즈로 전 세계 역대 영화 흥행 순위 1위, 3위, 4위를 모두 차지한 감독입니다. 3시간 1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영상미와 몰입감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는 평가가 많은데, 이번 작품 역시 IMAX나 돌비 시네마에서 보면 판도라 행성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아바타: 불과 재》는 제부족과 인류의 동맹, 스파이더의 정체성 변화, 제이크 가족의 갈등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고편만으로도 압도적인 스케일이 느껴지는데, 극장에서 직접 보면 그 몰입감은 비교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기대가 듭니다. 특히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실사 촬영 집념과 3년간의 제작 기간을 생각하면, 이번 작품 역시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갈 만한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